바램 [2021]
한지 분채 석채 혼합안료 115.5 x 85 cm

불혹을 넘긴 나이임에도 나는 가끔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곤 한다. 누군가의 눈에는 철없이 여겨질 수도 있지만 다소 먼 거리를 두고 왕래를 하는 우리 모녀에게 이런 애교 섞인 제스처는 엄마가 아직 건재함을 확인하고 싶은 일종의 나만의 의식이다. 나날이 희끗해지는 머리와 깊어지는 주름으로 나를 반기는 엄마의 모습에 이따금 마음 한켠이 먹먹해지고 울컥함이 올라올 때면 나는 더 과장되고 요란하게 의식을 치르곤 한다.
몇 년 전 큰 인기를 떨치던 국민드라마로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고아인 주인공에게 엄마의 선물이라며 건네지는 목화 꽃 한 다발. 그러고 보니 신혼 때 아무렇지 않게 덮고 자던 목화솜 이불이 그런 엄마의 맘을 담고 있었으리라. 아차! 싶어 열어본 이불장엔 한때는 골칫거리였을 목화솜 이불이 처음 그때처럼 가지런히 놓여있었고 나는 이내 안도감을 느꼈다.
처음의 포근하고 따뜻했던 그대로였다. 마치 우리 엄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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